[Health]봄철 불청객 ‘비듬’…방치하면 염증 생기고 탈모까지


30대 직장인 남 모 씨의 고민은 힘겹게 넘어야 하는 프로젝트나, 잔소리 많은 상사가 아니다. 남 씨의 고민은 바로 머리다. 머리카락이 흐늘흐늘 힘이 없는 것도 서러운데 두피에는 여드름 같은 염증이 있는 데다 가렵기까지 하다. 봄철 날씨가 풀리면서 어깨 위에 하얀 각질까지 쌓이자 남 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봄철에는 유독 두피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환절기의 건조한 날씨와 큰 일교차가 피부에 독이 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증상 중 하나가 비듬이다. 비듬은 쉽게 말해 ‘두피에 생기는 각질 덩어리’다. 두피를 관찰했을 때 타원형 모양의 각질이 쉽게 보이고 까만색 옷 위에 흰 가루가 점을 찍은 듯이 떨어져 있으면 비듬을 의심할 수 있다.


비듬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피지 과다 분비와 세균이다. 원래 유분이 많은 지성 피부거나 환경이 달라지면 피지가 활발히 분비된다. 특히 기온이 올라가 따뜻해지거나 피부가 건조함을 느끼면 피지선이 활성화된다. 과도한 피지가 두피의 모낭을 막아 각질이나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게 비듬이다. 비듬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인 지루성두피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균이 번식하면 지루성피부염이 악화된다.


간혹 두피 건선과 비듬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두피 건선과 비듬은 함께 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피 건선은 비듬보다 가려움이 덜하다. 또한 팔꿈치나 무릎 등 몸의 특정 부위에 건선이 함께 생기기도 하며 머리 안쪽보다는 이마와 머리의 경계 부근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많다.
비듬을 방치하면 두피에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모낭을 막아 머리카락 힘이 약해지면서 탈모로 이어진다. 때문에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은 1~2주간 약을 복용하면 치료된다. 염증 반응이 동반된 비듬에는 항균제를, 모낭염이 있다면 항생제를 쓰기도 한다. 환자가 심한 가려움을 호소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한다.


문경원 선릉 예인피부과 원장은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바르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때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제가 많이 쓰인다. 머리를 감을 때는 시중에 나와 있는 항균 샴푸나, 비듬 전용 샴푸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이야기한다.


손으로 두피 각질 뜯으면 악화돼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흔히 가렵다며 염증이 생긴 곳을 손으로 벅벅 긁어대거나 심지어 두피의 각질을 손으로 뜯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세균 감염의 위험이 심해진다. 각질이나 상처는 스스로 떨어질 때까지 자연스럽게 두는 편이 좋다. 잦은 염색이나 파마는 두피에 자극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머리를 감을 때에는 손톱보다 손끝을 이용해 마사지하듯 씻어내야 한다.


흔히들 밤에 머리를 감아야 한다고 하지만 밤에 머리를 감느냐, 낮에 감느냐 하는 것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젖은 머리를 방치하거나 제대로 말리지 않고 잠자리에 들면 두피 질환이 더욱 심해진다. 때문에 자기 전에 머리를 감는다면 반드시 두피까지 말려야 한다.
 
[김수진 매경헬스 기자 sujinpen@mk.co.k / 사진 : 박정희 기자]